쿨하게 살려는 마음을 지녔던 적은 없다. 하지만 어느 새부터인가 나는 생각한 것의 절반조차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아하는 편이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주도적으로 뭔가를 표현하고 말하는 기회가 점차 줄었던 것도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다.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에는 좀더 주도적이고 진취적 삶을 살았던 것 같은데...성인이 되고 나서는 이래저래 치이면서 살아온 듯해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나쁘지 않은 직장동료들을 만나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일은 항상 힘들고...자존감은 바닥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들은 읽은지 수년이 지나도 내게 의미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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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쿨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시절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 나는 마음 속의 생각을 절반만 입 밖으로 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이 생각한 것을 절반밖에 얘기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어버린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이 쿨한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1년 내내 서리제거제를 넣어주어야 하는 구식 냉장고를 쿨하다고 부를 수 있다면 나 또한 그렇다.
그런 이유로 나는 정체된 시간 속에서 이내 잠들려고 하는 의식을 맥주와 담배로 걷어차면서 이 글을 계속 쓱 있다.
뜨거운 물로 여러 번 샤워를 하고, 하루에 두 번씩 수염을 깎고, 옛날 레코드를 몇 번씩이나 듣는다.
지금 내 뒤에서는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피터 폴 앤 메리가 노래하고 있다.
“이제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자. 이미 다 지나간 일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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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제30장 중에서…
인용하고 싶은 구절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더 있지만 여기서 줄이기로 한다. 혹여라도 궁금하신 분은 책을 사서 읽어보길 권한다.
2020. 12. 05. NewsboyKoala ʕ•ᴥ•ʔ 报童考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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